✍️시
다시 피어나기 위하여/ 온기은
가을이 되면
나무는 제 몸의 빛을 하나씩 접어
바람에게 건넨다
노랗게 타오르던 날들,
붉게 물들었던 기억들,
푸르게 숨 쉬던 시간들까지
조용히 내려놓는다
앙상한 가지만 남은 자리에
차가운 공기가 스며들면
비워낸 자리마다
겨울을 견딜 힘이 깃든다
모두 잃은 듯 보이지만
사실은 살아남기 위한 준비,
붙잡지 않음으로써
더 단단해지는 법을
나무는 알고 있다
가을은 끝이 아니라
다시 피어나기 위한
용감한 비움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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