✍️시 1.
봄, 생명의 꿈틀거림
청조 온기은
겨울의 숨이
아직 골목에 남아 있는데
어디선가 물소리가 먼저 깨어난다.
얼어붙은 흙 틈 사이
작은 연둣빛 숨결이 세상을 더듬고,
바람은 얇아진 외투를 벗기며
나무의 어깨를 토닥인다.
햇살은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
먼지 대신 꽃가루를 들여보낸다.
잠들어 있던 마음 한쪽에서도
이름 모를 싹 하나 고개를 든다.
아직은 여린 떨림이지만
그 떨림이 모여
들판을 흔들고
강을 부풀리고
우리의 하루를 다시 쓰게 한다.
봄은 말없이 속삭인다.
“살아 있음은
다시 시작하는 일”이라고
✍️시 2.
봄, 생명의 꿈틀거림
청조 온기은
금이 간 흙 사이로
아주 작은 소리가 난다
소리라기보다
밀어 올리는 힘
보이지 않는 근육이
땅을 안에서부터 들어 올리고
금이 번진다
빛이 스민다
연둣빛은 색이 아니라
속도다
멈춰 있던 것들이
제 이름을 떼고
움직임이 된다
가지 끝에서
물관이 터지듯
투명한 것들이 흐르고
겨울은 소리 없이 뒤로 밀린다
아직 완성되지 않은 형태들
흔들리는 것들
넘어질 듯 다시 서는 것들
그 미완의 떨림이
들판을 넓히고
하루를
조금 더 살아 있게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