✍️시
현제 상영중
청조 ㅡ 온기은
현실은
왜 예고편이 없을까
자막도 없이
조용히 시작 버튼을 누르는
보이지 않는 손처럼
어제의 장면이
편집되지 않은 채
오늘로 이어지고
배우도 관객도
동시에 맡아야 하는 우리는
대본 없는 대사를 중얼거린다
만약 예고편이 있었다면
첫 만남 앞에
심장이 얼마나 흔들릴지
미리 알 수 있었을까
이별의 장면이
몇 분 뒤에 다가온다는 걸
자막으로 경고받을 수 있었을까
하지만 현실은
음악도 없이
갑자기 클라이맥스를 던지고
눈물의 이유를
설명해 주지 않는다
그래서 우리는
한 치 앞도 모른 채
매 장면을 진짜로 살아낸다
모르는 채로 걷는 발걸음이
가장 정직하고
가장 떨리는 연기이므로
현실에는 예고편이 없다
대신
지금 이 순간이
곧, 현제 상영중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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