✍️시ㅡ온기은
🌿봄뜰의 기다림
뜰 앞마당에
가지런히 서서
연분홍 치마 곱게 차려입고
행여 잊힐까
스쳐 가는 바람이 될까
긴 기다림 속에
금세 꺾일 듯하면서도
작은 가슴에
하얀 꽃망울은
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고
아주
가난한 마음으로
사랑의 촛불을 밝히는 나는
키 작은 튤립 한 송이가 된다
( 현대시 스타일 )
✍️시 ㅡ온기은
🌷봄 뜰의 기다림
뜰 앞마당
정렬된 시간들 사이에
나는 서 있다
연분홍은
입은 것이 아니라
스며든 것이다
잊힌다는 것은
이름이 지워지는 일일까
아니면
바람으로 흩어지는 일일까
기다림은
줄기를 안으로 접는 일
부러지지 않기 위해
더 깊이 흔들리는 일
작은 가슴 속
압축된 흰 빛
구름이 아니라
터지기 직전의 숨
나는 오늘도
가난한 방식으로만 사랑한다
불을 켜는 대신
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방식으로
그래서
결국
나는
키를 낮춘다
세상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
피어나기 위해
튤립,
그 가장 낮은 자세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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